| 2007/08/06 (22:09) from 61.75.33.147' of 61.75.33.147' | Article Number : 221 |
강원돈
(kwdt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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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11036 , Lines : 54 |
| 토지 공(公) 개념과 지대공유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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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공(公) 개념과 지대공유제 강원돈 글머리에 텃밭을 가꾸며 흙을 만지노라면 흙과 물과 햇빛이 얼마나 놀라운 생명력을 발휘하는가를 실감한다. 마당과 텃밭 여기저기에 무성하게 자라는 풀을 베기도 하고 뽑기도 하면서 부식토의 향기에 취하고, 흙을 조금씩 파헤칠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애벌레들과 개미들과 지렁이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기도 한다. 저 미물들의 활동으로 인하여 흙이 부드러워지고 풀들과 작물들이 힘차게 생기 있게 자라는 것이겠지. 텃밭에서 나는 오이, 가지, 고추, 토마토, 아욱, 근대, 깻잎, 상치 등 갖가지 채소들과 철에 따라 익는 여러 과일들을 거두어 적당히 갈무리하면서 언젠가 우리 식구의 먹거리를 마련하고 기본 생활을 꾸려갈 만큼 농사를 본격적으로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홍성 풀무농업학교 홍순명 선생은 육 백 평의 땅에 농사를 짓고 육 백 수의 닭을 키우면 하루 세 시간 일하고, 하루 세 시간 마을 사람들과 교통하고, 하루 세 시간 자기 발전을 도모하며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마 창세기 1장 28절에서 엘로힘이 첫 사람들을 불러 축복하며 “땅을 발 아래 두라”(‘카바쉬 하아레츠’)고 건넨 말씀이 이러한 삶을 시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에서 사람들이 땅을 놓고 먼저 생각하는 것은 흙이 품는 원초적인 생명력과 인간의 노동이 어우러지며 전개되는 생명 살림 활동이 아닌 것 같다. 땅이 투기의 대상이나 지대 소득의 원천이 된 오늘날 땅과 생명 살림을 연결하는 것은 아주 낯선 일이 되고 말았다. 시골 가는 길이나 장터 주변에 서 있는 부동산업소 창문에는 여전히 “땅, 땅, 땅”이라는 글씨가 엄청나게 크게 적혀 있다. 지금은 그 기세가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땅 투기 바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셌고, 땅 값이 나날이 치솟는 상황을 놓고 “어제가 옛날이오”라고 말하는 촌부의 느릿한 말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은 깊은 산골 땅까지도 외지인들의 손으로 넘어가서 오히려 시골에는 땅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까지 한다. 우리나라의 토지소유 현황 우리나라에서 토지소유는 한 마디로 양극화되어 있다. 2005년 현재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토지를 소유한 세대는 1,070만 세대로서 전세대의 약 60% 정도 된다고 한다.(아래의 통계 자료는 김윤상/박창수, 땅은 누구의 것인가?,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서울: 살림, 2007, 8ff.에서 따왔음) 토지 가격 기준으로 보면, 그 가운데 1천만 원-5천만 원 사이가 40.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10억 원-50억 원은 14만 세대, 50억 원-100억 원은 6,600 세대, 100억 원 이상은 1,900 세대 정도가 된다고 한다. 세대별 토지소유 분포 지니 계수는 면적 기준으로는 0.81, 토지가격 기준으로는 0.64인데, 지니 계수가 1이면 한 사람이 모든 땅을 소유하는 극단적인 편중 상태를 나타내고, 0이면 토지 소유의 완전 평등을 가리키므로, 우리나라에서 토지소유가 매우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계수는 토지를 소유한 세대만을 놓고 계산한 것이어서 토지를 전혀 소유하지 못한 세대까지 감안한다면 토지소유의 불평등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토지가격 상승을 생각해 보면, 토지소유 편중으로 인해 부의 분배가 크게 왜곡된다는 것도 쉽게 인식할 수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의 지가 상승률은 24.6%에 이르고, 2005년 현재 지가 총액은 2,176조 원에 달하며, 지난 5년 동안의 지가 상승분은 무려 43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5년 동안의 지가 상승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지가 상승이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국토 개발이 한창 추진되던 시기와 그 이후에 토지 투기가 얼마나 극성을 부렸겠는가? 지대소득의 문제점 토지 소유가 극단적으로 편중됨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미 언급한 부의 불균형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소득의 분배도 극심하게 왜곡된다. 국민경제학은 전통적으로 국민소득이 이자, 지대, 임금으로 배분된다고 주장해 왔다. 소수의 손에 집중된 토지자산이 증가하면, 그들에게 귀속되는 지대의 규모도 방만하게 증가할 것이고, 이로 인해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경제는 심각한 왜곡과 불균형 상태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자본 소득은 대부분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 자원으로 저축되고, 노동 소득은 가계 지출을 통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구입비용으로 충당된다고 생각되었고, 자본 소득에서 비롯되는 투자와 노동 소득에서 비롯되는 소비가 국민경제 차원에서 거시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져 왔다. 지대 소득은 자본 소득이나 노동 소득과는 다른 성격을 가졌다. 토지를 소유했다는 단순한 사실로 인해 발생하는 지대 소득은 대표적인 불로소득이고, 자본 소득의 일부와 노동 소득의 일부를 빼앗음으로써 성립되는 소득이다. 지대 소득은 생산 자본으로 둔갑하여 움직이는 경우가 드물며, 사치품이나 과시적 소비가 아닌 한, 소비 부문으로 흘러들어가 소비를 활성화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지대 소득이 투자와 소비의 거시 균형을 위해 이바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대 소득은 그 본질상 더 큰 지대 소득이 발생하는 영역으로 흘러들어가는 속성을 가진다. 오늘날과 같이 생산과 소비를 초월하여 자립화된 화폐 시장이 발달한 경우에는 금융을 통한 지대 실현에 혈안이 될 뿐이다. 지대소득은 정당한가? 앞에서 지대 소득이 토지를 소유했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발생한다고 말을 했지만, 이는 조금 더 엄밀하게 규명되어야 한다. 국민경제학의 역사에서 지대론을 정교하게 발전시킨 이론가는 데이비드 라카아도(Davd Ricardo)이다. 그의 지대론은 차액지대론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토지 비옥도나 토지 접근성 혹은 토지 활용도에서 가장 쓸모가 없다고 여겨지는 토지 A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0이라고 간주하면, 그것은 토지 A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위해 토지가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토지에서 발생한 소득은 순전히 노동이나 자본이 기여해서 얻은 소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토지 비옥도나 토지 접근성 혹은 토지 활용도가 더 나은 토지 B에 같은 양의 자본과 노동을 투입하여 얻은 소득이 토지 B에서 얻은 소득보다 많다면, 그 소득의 차액은 토지 B의 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경우, 토지 B의 소유자는 소득의 차액을 지대로 수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액지대론은 과연 타당한가? 우선, 어떤 토지가 경작할 수 없을 만큼 황폐하다면, 그 토지는 농경지로서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농경지로서는 어떤 지대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차액지대론의 타당성을 따질 때, 이 경우는 논외로 쳐도 좋을 것이다. 둘째, 상대적으로 비옥한 토지를 활용할 경우에는 자연의 선물인 토지의 비옥도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에, 토지소유자는, 비록 그가 실제로 공헌한 일이 없다손 치더라도, 자연의 혜택을 빌미로 삼아 더 많은 지대를 수취하려고 들 것이다. 그러나 토지 활용이 계속되어 비옥도가 떨어진다면, 그는 당연히 더 이상 차액지대를 요구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어떤 토지에 광물이 묻혀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 채굴이 시작되었을 경우에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토지의 비옥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토지의 소유자는 지대를 주장할 수 있을까? 그 토지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광물을 시장에 내다판 금액에서 광물의 탐사와 채굴과 운반을 위해 투입된 자본과 노동의 비용을 공제한 것일 터인데, 그 소득에 대해 토지 소유자는 어떤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넷째, 어떤 토지는 짠 물이 나와 농경지로 쓸 수 없고 사람이 다니는 길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무 쓸모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 땅 앞으로 길이 나고 도시구역이 확정되어 그 땅의 값이 뛰었을 뿐만 아니라, 큰 돈을 지불하여서라도 그 땅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다면, 그 땅의 소유자는 그 땅으로 인하여 얻는 소득이나 지대에 대해 어떤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그 땅의 가격을 상승시킨 요인은 공적인 손에 의해 집행된 도로개설비나 도시개발비였을 뿐, 그 땅의 소유자가 기여한 것은 없지 않은가? 여기서는 그저 네 가지 경우만 언급하는 데 그치겠지만, 지대를 받아내기 위해 토지 소유자가 내세우는 주장은 아마 대부분 궁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토지 소유자가 자본이나 노동력을 투입하여 뭔가 한 일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겠지만, 위의 네 경우 토지소유자가 지대 소득을 주장하기 위하여 한 일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둘째 경우를 놓고서는 한 두 마디 토를 달 필요가 있겠다. 이를테면, 토지를 계속 활용하여 토지의 비옥도가 떨어진다면, 결국 자본이나 노동력을 투입하여 토지의 비옥도를 유지하거나 차액지대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농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거의 모든 농경지의 비옥도는 경향적으로 떨어질 것이므로 차액지대는 성립할 수 없다. 리카아도의 차액지대론은 엄밀한 의미에서 지대를 정당화하는 이론이 아니라 지대 요구의 타당성을 부인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19세기 초에 지대 수취자와 자본소득자 사이에 소득 분배를 둘러싸고 격렬한 투쟁이 벌어졌을 때, 리카아도는 아일랜드에 방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학자로서 학문적 성실성(?)을 발휘하여 지대 소득의 부당성을 주장하고자 했다고 전해진다. 마르크스는 리카아도의 주장을 조금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 상품의 가치 구성에서 지대가 차지할 여지를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 토지는 상품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동가치론에 입각하면, 상품의 가치를 형성하는 것은 오직 상품 생산을 위한 노동력의 지출, 곧 상품에 응결한 노동의 양이므로 토지는 말할 것도 없고 자본까지도 상품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한 것은 없다. 다만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 현실에서 나타나는 지대 현상을 서술하기 위하여 시장가치(Marktwert)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그는 상품에 내재된 본래적 가치와 시장 조건에 의해 변동되는 상품의 시장가치 사이의 편차 현상에 주목하여 토지독점, 시장독점, 기술독점 등에서 비롯되는 지대 소득을 상대적 지대 개념과 절대적 지대 개념으로 표기하였을 뿐이다. 토지의 공적 성격과 지대의 공유 우리 기독교인들은 땅과 바다와 하늘과 그 안에 깃들어 있는 만물은 하나님이 지은 것이라고 믿는다. 하나님이 그것들을 지으셨고, 그것들에 대한 주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것들은 사유화나 독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한 이래로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으로 여겨져 왔던 땅과 토지는 에집트 탈출의 기억을 전달했던 무리들에게는 사유화나 독점의 대상일 수 없었다. 가산제 국가 에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군주에게 땅과 토지가 독점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토지 소유와 매각이 인정되어 대토지소유자의 지배가 엄연하였던 가나안의 봉건 체제도 승인할 수 없었다. 바로 이와 같은 신념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 레위기 25장 23절이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때 성립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땅에 대한 임시 거류자의 승인된 사용권이다. 땅을 사용하도록 허락받은 사람에게서 땅의 사용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땅의 사용권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분은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 사회에서 가족의 질병이나 기근 등으로 인하여 빚을 짐으로써 땅의 사용권을 상실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이 사용권 상실은 일시적인 것이지 영구적 상실일 수는 없었다. 친척이 개입하여 땅의 사용권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고, 히브리 성서의 빛나는 희년 규정에 땅 무르기가 포함되어 있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레위 25, 24) 땅에 대한 주권이 하나님에게 있다고 인정하고, 땅에 대한 사용권을 대가족에게 부여하여 공동체적으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도록 한 원시 이스라엘의 토지 제도는 매우 오래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 토지의 소유와 독점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폐들을 시정하고, 부의 균형 분배를 보장하면서 문명의 진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깊이 살펴보아야 할 유산이다. “오래된 미래”라는 말은 아마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일 것이다. 이스라엘의 토지 제도가 갖는 중요한 특징은 땅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여 토지의 공적 성격을 확립하고, 지파 단위에 할당된 토지의 사용 주체로서 대가족을 설정하여 토지의 사유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토지에 대한 임의처분권을 부인하였다는 데 있다. 물론 왕조 시대에 이르러 고리대 조건 아래서 채무노예가 발생하고 토지 집중과 대토지소유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그러한 현상이 야훼의 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강력한 예언자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부르주아적 소유권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오늘의 국가사회에서 원시 이스라엘의 토지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할 수는 없다. 오늘 우리는 땅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법제화되어 있는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땅과 토지의 소유자는 그것들에 대한 절대적 지배권을 주장하고 따라서 자신의 목적과 이익에 따라서 땅과 토지에 대한 임의처분권을 행사한다. 이 소유권은 신성불가침하기 때문에, 그 소유권 행사로 인하여 다른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 무엇에 의해서도 제한되지 않는 것으로 못 박혀 있다. 만일 소유권 행사가 공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제한된다면, 소유권자는 그 소유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국가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지 소유권 제도를 일거에 철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땅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 행사와 그것에 바탕을 둔 지대의 수취가 가져오는 폐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헨리 조지가 끌어안았던 문제도 바로 이것이다. 그는 문명이 진보하는 데도 빈곤이 확산되는 이유를 알고자 했고, 그 까닭이 지대 소득에 있다고 보았던 인물이다. 그는 문명의 진보를 촉진하면서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이미 발생한 지대 소득을 공유하여 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사유토지의 매수도 환수도 아니다. 매수는 정의롭지 못한 방법이고, 환수는 지나친 방법이다. 현재 토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대로 토지를 갖게 한다. 각자가 보유하는 토지를 지금처럼 자기 땅이라고 불러도 좋다. 토지를 사고파는 것도 허용하고, 유증과 상속도 할 수 있게 한다. 알맹이만 얻으면 껍질은 지주에게 주어도 좋다. 토지를 환수할 필요는 없고 단지 지대만 환수하면 된다. 이 제도는 지대를 징수해 공공경비에 충당하면 그만이므로 정부가 토지 임대 문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토지소유자에게 지대의 적은 부분을 남겨 두고 (...) 기존의 기구를 활용해서 지대를 징수해 공공경비에 충당한다면 잡음이나 충격 없이 토지에 대한 공동의 권리를 확립할 수 있다.”(앞의 책, 186f.) 헨리 조지의 생각은 단순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다.(필자는 데이비드 리카아도의 가치론에 따라 노동 소득과 자본 소득의 정당성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 헨리 조지의 견해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지대 소득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노동 소득이나 자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폐지해도 좋을 것이라는 견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지대소득의 공유를 전제하는 조건 아래서 자본의 이해관계와 노동의 이해관계를 조화시켜 국민경제의 거시 균형을 달성하는 방법을 놓고서 앞으로도 많은 토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토지소유제를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조건 아래서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제도는 토지거래로 인한 차익이나 지대 소득에 세금을 매겨 이를 징수하는 방법과 토지보유로 인한 혜택, 특히 도시 인프라가 좋은 곳에 땅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서 얻는 이익에 대한 보유세 징수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적극적으로 법제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유세의 비율을 부동산 가격의 0.9%에서 1.6% 정도로 설정하면 부동산 소유로 인한 불로소득은 100% 공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토지 소유와 토지 사용의 분리 토지의 공적 성격을 인정하고 토지소유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의 공유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에서는 토지 소유와 토지 사용을 분리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의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박세길이 제시한 농지공유제 구상은 탁견을 담고 있다.(박세길, 우리 농업, 희망의 대안, 서울: 시대의창, 2007, 132f.) 농지공유제는 농민이 최소의 비용으로 토지사용권을 확보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을 기본 취지로 한다. 토지소유자는 농민이나 영농법인 혹은 농지은행에 토지를 임대하여 지대 소득을 얻고, 농민이나 영농법인은 이 농지를 활용하여 식량에 대한 공동체적 주권을 실현하고 생태계의 일부분인 농지와 그 주변 환경을 지속가능하게 보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농업의 공공성과 생태학적 친화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지대 소득에 대한 적절한 과세와 그 농업적, 농민적 활용은 농업의 공공성과 생태학적 친화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농업 혁명이 진행된다면, 내가 사는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방을 열어 학동들을 기르고 동네 사람들과 더불어 대동세계를 꿈꾸는 일이 몽상에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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