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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설립과 디아코니아 개념의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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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설립과 디아코니아 개념의 정립

강원돈 (한신대/사회윤리)

I. 머리말

 오늘 우리 사회에서는 복지의 확대와 심화를 둘러싼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이에 따라 개신교계에서도 기왕의 디아코니아 활동을 발전시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틀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놓고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개신교계에는 수많은 복지 기관들이 운영되어 왔거니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국가복지가 크게 확대되면서 개신교의 많은 인사들은 국가 재원을 지원받으면서 수많은 복지 센터들을 설립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문제는 개신교의 많은 복지기관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활동하는 경향이 강하고, 설사 교단 총회 차원에서 복지재단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교단 산하의 복지기관들을 총괄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가의 재원이 개신교 복지 기관들에 직접 투입됨으로써 이 기관들이 국가의 엄격한 감독과 통제 아래 놓이게 되면서 개신교 사회봉사의 정체성과 자율성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경우마저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복지체계의 틀을 전제하면서 개신교 복지활동의 체계를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현안 문제로 대두되었다. 만일 개별적인 복지 기관들과 센터들을 아우르는 책임 있는 대표 기구가 설립되어 개신교 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교회복지사를 양성하여 자격을 부여하고, 재원을 확보하여 적절하게 배분하고, 교회복지와 국가복지의 관계를 조정하고, 디아코니아적 관점에서 국가복지의 틀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면, 교회의 복지 활동은 이제까지의 영세성과 비전문성을 떨쳐버리고 그 나름의 정체성을 갖추면서 국가와 협력하는 가운데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러한 기구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나는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das Diakonische Werk der Evangelischen Kirche in Deutschland e.V.)의 형성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분석하면 여러 가지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전후 독일개신교협의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alnd, 이하 EKD) 안팎에서 활동하였던 두 디아코니아 단체들, 곧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합병과 통합을 통해 탄생한 기관이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2002년 현재 27,301개에 달하는 다양한 디아코니아 기관들을 총괄하는 최고기구로서 디아코니아 기관들의 복지활동을 지도하고 독일의 사회복지 체계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조정하고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다른 민간복지기관들과 연맹 독일에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민간복지기관들이 연맹을 결성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기관들은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 이외에 카리타스 연맹(1897년 결성), 독일 유대인복지연맹(1917년 결성), 노동자복지연맹(1919년 결성), 독일동등권복지연맹(1920년 결성), 독일적십자(1921년 결성) 등이다.
을 구성하여 국가복지와 민간복지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 나는 무엇보다도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형성과 그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을 통해 확립되어 간 독일 디아코니아의 자기이해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내방선교(Innere Mission)와 개신교 구호국(Evangelisches Hilfswerk)이 오랫동안 진행된 복잡한 합병 절차를 거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으로 통합되어 간 과정을 분석할 것이다. 그 다음, 둘째 독일의 사회입법이 완료되면서 국가의 복지 보장 의무에 따라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은 교회 디아코니아 기관들이 통합 최고 기구의 지도 아래서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필 것이다. 끝으로,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설립되기까지 디아코니아 이해를 둘러싼 논쟁을 분석함으로써 독일 디아코니아의 신학적-윤리적 근거설정의 문제를 밝힐 것이다.

II.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설립 과정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이 두 단계에 걸친 합병과 통합을 함으로써 설립된 기관이다.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은 1957년의 1차 합병을 통해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Innere Mission und Hilfswerk der Evangelischen Kirche in Deutschland)으로 통합되었고, 그 뒤에 20년 가까운 논의를 거쳐 1975년 2차 통합이 이루어짐으로써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설립되었다.
 아래서는 이러한 두 차례의 통합 과정을 조금 자세하게 살피기로 한다.

1.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1차 합병 -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의 탄생

 1957년 베를린-슈판다우에서 열린 EKD 총회는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합병을 승인하였다. 주지하다시피, 내방선교는 1849년 요한 힌리히 비헤른의 발의와 주도로 결성된 이래로 선교 디아코니아를 구현한 독일 최대의 민간 복지기구였고, 개신교 구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일 사회의 곤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되었던 교회 디아코니아의 중심이었다. 이 두 기관의 합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일 개신교에서 활동한 두 디아코니아 단체들이 신학적 배경과 조직문화와 활동체계의 차이를 넘어서서 상호 협력과 공동 활동의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이 두 기관의 합병이 순탄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1. 차이를 넘어서서 연대와 협력으로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차이는 여러 가지 점에서 지적될 수 있다. 신학적으로 보면, 내방선교는 경건주의와 각성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개신교 원조국은 디아코니아의 교회론적 근거에 관심을 가졌다. 내방선교는 봉사와 선교를 직결시킨 데 반해 개신교 구호국은 봉사와 교회의 불가분리성을 강조하였다. 내방선교는 교회에 대해 독립적인 법적 지위를 갖는 등록협회의 법적 형태를 갖고서 자유로운 활동공간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나, 개신교 구호국은 공법상의 단체인 EKD의 산하기관으로서 교회 안에 디아코니아 직제를 설치하여 교회의 디아코니아 활동을 총괄하고자 했다.
 조직문화를 보면, 내방선교는 원칙적으로 등록단체 혹은 재단의 법적 형태를 취하고 있는 소속 단체들의 탈중심적인 네트워크로 움직였지만, 개신교 원조국은 다양한 활동 영역에서 움직이는 산하 단체들을 중앙집중적으로 통제하고 지원하는 구조를 취했다. 재정조달과 활동 스타일도 크게 달랐다. 내방선교는 헌금이나 모금 혹은 공적 보조금에 근거하여 활동하였지만, 개신교 원조국은 경제활동을 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일했기 때문에 기업의 특징을 띠게 되었다. 목표 설정도 달랐다. 내방선교는 개인 중심의 자선 활동에 치중한 데 반하여 개신교 원조국은 사회정책을 세우고 이를 구현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가졌다.
 이런 큰 차이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57년 두 디아코니아 단체들이 합병의 길로 나아가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우선, 전후 독일에서는 자원이 고갈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방선교가 개신교 구호국과 경쟁하지 않고 유기적 통합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지적하여야 한다. 내방선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 8월 23일 베텔에 중앙위원회 이사회가 회집하여 그 활동을 계속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독일의 분단으로 인해 내방선교 역시 지역적으로 분할되었으나, 서방 지역에서는 1948년 9월 30일 베텔에서 회원총회와 최고위원회가 회집함으로써 전쟁으로 인해 마비되었던 기관들이 재건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방선교의 활동은 1945년에 조직되어 교회재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곤경의 경감과 제거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개신교 구호국의 활동에 비해 미미했다. 개신교 구호국이 내방선교의 참여 없이 준비되고 설립되었다는 것은 내방선교 지도자들에게 자괴심과 자기비판의 빌미가 되기까지 했다. 이미 1947년 10월 27일의 내방선교 중앙위원회 회의에서는 독일 개신교에서 디아코니아 활동을 벌이는 두 기관이 병립하여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었고, 두 기구의 통합이 촉구되었다. “개신교회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는 두 조직된 사랑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병렬시키는 한 손실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발전 목표는 주(州) 교회의 영역뿐만 아니라 주요부서들에서도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이 서로 접근하여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 다음, 개신교 원조국 편에서도 1948년 6월 서독의 화폐개혁 이후 재정고갈 문제가 심각해졌다. 개신교 구호국의 수입은 그 이전의 약 1% 정도로 축소되었고, 구호국의 재정 조달을 위해 설립된 기업들은 파산에 직면하였다. 마셜 플랜 등의 지원으로 인하여 전후 독일의 재건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서독의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자 1949년에는 개신교 구호국의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2) 디아코니아 고문단의 설치와 본격적인 합병 협상

 이러한 상황에서 1950년 초부터는 EKD에 디아코니아 고문단을 설치하여 내방선교 중앙위원회와 개신교 구호국의 업무 조정과 합병을 모색하자는 논의가 시작되었고 1951년 4월에는 고문단 설치에 관한 교회법이 제정되었다. 이 고문단은 내방선교 대표 3인, 개신교 구호국 대표 3인, EKD 총무원 대표 3인, 디아코니아 활동을 하는 독립교단들의 대표 3인으로 구성되었다. 이로써 독립적인 디아코니아 단체인 내방선교와 교단 부속 디아코니아 단체인 개신교 구호국의 합병을 주도하는 위원회가 꾸려지게 되었다.
 디아코니아 고문단이 꾸려지기는 하였으나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합병 논의는 지지부진하였다. 그것은 두 기관의 역사적 차이를 쉽게 극복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등록협회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여 교회로부터 독립된 활동 공간을 확보하려는 내방선교 측의 의지가 워낙 완강하였기 때문이다.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합병은 디아코니아 고문단 의장 폴크마르 헤른트리히(Volkmar Herntrich)의 주도로 1953년부터 본격화해서 몇 년 동안에 걸친 협상 끝에 1957년에 성사되었다. 그 사이에 여러 가지 합병안들이 제출되었지만, 정작 디아코니아 고문단이 채택한 것은 내방선교 중앙위원회의 안이었다. 그것은 합병 협정의 파트너를 내방선교 중앙위원회와 EKD로 하고, 개신교 구호국의 권리와 의무를 새로 설립될 단체에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해서 교회법을 제정하자는 안이었다. 디아코니아 고문단은 이 제안을 1957년 EKD 총회에 상정하였으며, EKD 총회는 이 안에 대한 경미한 수정을 거쳐 교회법 대신에 “규약”을 제정하는 선에서 합병을 승인하였다.
새로 결성될 기구의 법적 형태는 합병 당시에는 일단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개신교 구호국의 과제들은 내방선교 중앙위원회와 체결한 한시적 협정에 따라 공동 기구인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으로 넘겨졌으며, 내방선교의 기관들은 그대로 존속하였다.

2.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2차 합병 -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탄생

1) 완전한 융합을 향하여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은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연대와 협력을 위해 서로 합병하였지만, 양자는 아직 화학적으로 결합된 것은 아니었다. 두 기관들은 한 우산을 쓰고 함께 걸어가는 두 사람의 형국을 보여주고 있었다.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의 설립 근거가 된 내방선교 중앙위원회와 EKD 사이의 1957년 협정은 한시적 협정이었고, 그 협정은 20년 동안 유효했다. 그런데 이렇게 협정의 시한을 20년으로 못 박은 것은 이 기간이 지난 뒤에 두 기관들이 자동적으로 분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도리어 그것은 1957년 협정이 보장하지 못한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완전한 융합을 위해 20년 동안 계속해서 논의하는 것을 허락한다는 적극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
 실제로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 인사들은 1957년 이후 20년 가까이 두 기관의 완전한 융합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열한 신학적 논쟁도 서슴지 않았다.(후술) 중요한 것은 두 기관이 현저한 입장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도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큼은 언제나 확고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1965년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이라는 명칭을 독일개신교협의회의 사회봉사국 – 내방선교와 구호국(das Diakonische Werk – Innere Mission und Hilfswerk – der Evangelischen Kirche in Deutschland)으로 변경한 데서도 드러난다. 이 명칭은 두 기관이 사회봉사국의 틀에서 서로 대등한 파트너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러한 20년 가까운 논의 끝에 마침내 1975년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독일 개신교의 디아코니아 활동을 총괄하는 최고 기구로서 탄생하였다. 1957년에 설립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여전히 존치되었던 개신교 구호국은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설립되면서 1975년 공식적으로 해산되었다.

2)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법적 지위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1975년 11월 6일에 제정된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에 관한 교회법에 근거하여 설립되었다. 이 교회법은 적어도 네 가지 사항들을 고려하고 존중하면서 제정되었는데, 그것은 1) 사회봉사국의 지위가 독립적인 복지기관의 최고연맹이어야 한다는 것, 2) 디아코니아의 틀에서 독립교단들의 집중적인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3) 등록협회의 법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조직 형성의 유연성과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4) 등록협회를 제도교회에 교회법적으로 종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네 가지 사항들 가운데 마지막 사항은 교회와 디아코니아를 가능한 한 밀접하게 결합시키려는 개신교 구호국 측의 관심사를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 설립되는 등록협회를 법원 등기부에 등재하는 데 필요한 형식상의 요건이기도 했다. 등기법원의 입장에서 볼 때, EKD 정관이 사회봉사국에서 EKD가 차지하도록 부여한 특별한 권한은 오직 EKD가 사회봉사국 회원의 지위를 법률적으로 갖출 때에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회봉사국과 EKD의 결합은 EKD가 특권적 지위를 지니는 협회 회원으로서 사회봉사국에 가입하는 형식을 통해 보장될 수 있었다.
 이러한 까다로운 법률적 고려 끝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등록협회’(eingetragener Verein)라는 법적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 개신교 구호국을 창설했던 사람들은 디아코니아를 교회에 조직적으로 통합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비록 교회에 종속되는 지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봉사국의 구성을 자세하게 살피면 교회 옆에서 독립적인 복지연맹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내방선교 측의 구상이 실제로 관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1950년대에 개신교 구호국의 활동이 이미 유명무실하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개신교 구호국 지도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제도교회 안에 디아코니아 직제를 확보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 있는 제안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또 다른 하나는 1960년과 61년에 이루어진 사회입법의 영향이다. 사회입법은 디아코니아 활동을 국가의 사회복지 체계에 깊숙이 편입시켰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융합을 추구했던 사람들은 앞으로 설립될 통합기구가 독립적인 복지기관연맹의 최고기구의 지위를 갖고 제도교회로부터 상대적 독립성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였다. 바로 이 때문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과 EKD의 관계가 법률적으로 복잡하게 규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탄생하면서 디아코니아와 제도교회는 125년 동안의 분립을 끝내고 제도적인 틀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EKD는 디아코니아 활동에 대해 그 이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고,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 산하의 복지기관들은 독일 기본법 제4조와 제140조에 따라 국가교회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EKD 정관이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디아코니아가 ‘교회의 본질과 생활의 표현’이라는 신앙고백에 따라 디아코니아의 과제들과 국민선교의 과제들을 수행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하여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설정하고 있는 임무들은 네 가지이다.

 (1) 사회봉사국에 가입한 독립교단들과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가 각 교회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등록협회인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을 함께 지탱하도록 하는 일
 (2) 회원 기관들의 협력을 장려하고 공동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일: 여기에는 청소년 지원, 가족 지원, 병자 지원, 장애인 지원, 노인 지원, 사회적 약자들과 집단들을 위한 지원,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지원, 디아코니아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직업 교육과 계속 교육 등의 분야에서 회원 기관들이 공동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서로 협력하도록 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3) 디아코니아 기관 전체의 역량을 모아 공동으로 대처하는 일: 에큐메니칼 차원의 디아코니아, 지역을 넘어서는 재난구호, 디아코니아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직업교육과 계속교육을 위한 중앙센터의 운영, 사회봉사국의 활동 전반에 필요한 기본연구, 국가의 입법 활동에 협력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4) 공인된 복지기관 연맹의 최고기구로서 수행하는 일: 여기에는 다른 민간 복지기관 연맹들과 협력하는 일, 독일연방공화국, 국내외의 중앙조직들, 여론 등을 상대로 해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디아코니아와 사회봉사국의 틀에서 함께 일하는 독립교단들의 디아코니아를 대변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조직과 운영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선교 디아코니아의 전통과 교회 디아코니아의 전통을 융합하기 위한 지혜가 돋보인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등록협회의 법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교회에 직접 구속되어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봉사국 「정관」은 교회법적으로 사회봉사국이 독일개신교협의회의 관할 아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것은 이사장의 선출, 정관의 개정, 사회봉사국의 해산 등과 같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동의를 구하도록 「정관」에 규정되어 있는 데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독일개신교협의회와 사회봉사국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있거나 분쟁이 있을 때 독일개신교협의회 교회법정이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도록 한 것(「정관」 제17조)도 사회봉사국에 대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교회법상 우위를 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디아코니아 협의회가 디아코니아를 ‘교회의 본질과 생활의 표현’으로 인정하는 「정관」 제1조 제2항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디아코니아의 과제들과 국민선교의 과제들을 설정하는 임무를 으뜸으로 간주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사회봉사국 「정관」은 사회봉사국이 교회에 대해 성실할 것을 제도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봉사국 「정관」은 또한 동시에 사회봉사국이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회봉사국이 국가에 대해 자율성을 갖고서 인사권과 재정권, 노동법 규율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정관」 제14조, 제15조, 제16조) 교회에 대해서도 자율성을 갖고서 봉사국의 활동 체계를 조직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봉사국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활동하는 디아코니아 협의회가 자율적인 디아코니아 기관들의 대표들이 다수를 이루는 인적 구성을 보인다는 데서 역력하게 드러난다. 디아코니아 협의회가 위임한 업무를 실행하는 기구인 디아코니아 평의회 역시 자율적인 디아코니아 기관들의 대표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디아코니아의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로 인하여 디아코니아 기관들은 디아코니아의 기본정신과 필수적인 업무의 틀에 대한 합의에 기반을 두고 지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일할 수 있는 것이다.

III. 독일의 사회법 제정과 디아코니아

 1960년과 1961년에 서독에서는 바이마르공화국 시대부터 존속했던 사회복지법을 대체하는 사회입법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사회입법은 두 가지 법안들로 이루어졌는데, 하나는 「연방사회구호법」(1961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청소년구호법」(1961년)이었다. 사회구호법은 바이마르공화국 때부터 통용되었던 보충성의 원칙(Subsidiaritaetsprinzip)에 따라 국가 복지 기관과 독립 복지 기관의 관계를 규율하고자 하였다. 독일의 복지체계에서 보충성의 원칙은 이미 바이마르공화국 시대에 확립되었다. 1922년 7월 9일에 제정한 「제국청소년복지법」과 1924년 2월 23일에 반포한 「제국복지의무규정」은 보충성의 원칙을 명확하게 천명하였다. 보충성의 원칙은 복지에 대한 국가의 최종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민간 복지기관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공공 복지기관과 민간 복지기관의 협동을 요구하는 것을 그 핵심으로 했다.
 이러한 보충성의 원칙은 1960년대 초에 서독에서 이루어진 사회입법에도 반영되었다. 「연방사회구호법」(1961년)과 「청소년복지법」(1961년)은 민간 복지기관들과 국가 복지기관들의 관계를 ‘병렬관계’로 규정하되, 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바이마르공화국 시대보다 더 한층 강조하였다. 국가는 민간 복지기관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근거로 해서 이 기관들의 활동을 법적으로 낱낱이 규정하고자 하였다. 국가는 복지기관에 대한 재정 통제권 행사,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전권의 장악,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적 결정권 확보 등을 법제화하였다. 「청소년구호법」이 제정될 때에는 공공복지기관과 민간복지기관 사이의 ‘파트너관계’가 논의되기도 하였으나, 공공복지기관이 재정 통제권, 사업 계획 수립,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적 결정권을 법률로 확보하고 있는 한, 사실상의 파트너관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사회법들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EKD와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은 청소년구호를 위시한 다양한 복지 활동 영역에서 교회 봉사 활동의 우선성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독일 가톨릭교회가 1931년 5월 15일에 공표된 교황 비오 11세의 사회회칙 「사십 주년」(Quadragesimo Anno) 제97조에 따라 보충성의 원칙을 받아들인 데 반하여, 개신교 디아코니아 지도자들은 보충성의 원칙을 신학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루터의 두 왕국론에 기대어 복지 활동 영역에서도 교회와 국가의 구별과 협력을 추구하였다. 따라서 그들이 요구한 것은 세 가지였다. 교회복지기관과 공공복지기관의 관계를 제대로 규율하여 교회 복지 기관의 활동이 충분한 발전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 공공복지기관이 나서서 교회복지기관의 활동 방식과 활동 규모를 일방적으로 규정하지 말 것, 부실이나 법률위반 등 상당한 사유가 없는 한 교회복지기관을 이제까지의 활동 영역에서 쫓아내지 말 것 등이 그것이다. 사회입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신교 디아코니아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교회의 영향력과 교회의 제도적 지위를 보장받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다원적인 복지 제공의 틀에서 개신교 신앙의 특성이 살아 있는 도움과 서비스를 준비하여 시민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이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
 1960년대 초의 사회입법이 제정되고 민간 복지 기관들이 국가의 보장 의무의 틀에 편입되면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은 개신교 복지 기관의 최고기구로서 국가재정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고, 복지 서비스를 개선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리하여 1965년 현재 디아코니아 단체에 종사하는 정규직 직원의 수효는 15만 명에 달했고, 병상의 수효는 20년 전에 비교하면 100%가 증가하여 29만 개에 달했다. 1989년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에서 나온 한 통계는 디아코니아 기관의 확장이 “숨을 앗아갈 정도로” 엄청났음을 입증해 준다. 정규직 직원의 수효는 1957년 현재 8만 9천 명에 불과했으나 매년 2천 5백 명 가량 꾸준히 증가하여 1981년 현재 24만 명에 달했다. 디아코니아 시설의 수효는 특히 반민반관(半民半官) 영역에서는 1950년 이래 거의 3배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확장 과정은 사회국가의 복지 체계에 교회 디아코니아가 편입되는 과정이었고, 그것은 또한 교회 디아코니아가 자신의 고유한 “특성”(Proprium)을 상실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정부는 교회 디아코니아 활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하고자 했다. 민간 복지 기관의 고유 활동을 규제하는 갖가지 규정들을 마련하고, 인력 배치와 업무 관장에 대해 공동결정권을 요구하고, 업무를 위한 금전 지출을 검사하는 등등의 일이 일어났다.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실무자로 일했던 게르하르트 호윈의 증언은 이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교회와 그에 속하는 교회복지연맹이 과제를 자발적으로 설정하고 수행할 때에도 그렇지만, 공적인 과제를 받아들여 공적인 사회서비스 기관과 협력할 때에도 활동 목표를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회의 자율성에서 비롯되는 요구일 뿐만 아니라, 모든 민간 기관들에게 적용되고 공공복지기관들을 구속하는 사회법의 해당 규정들에서 비롯되는 요구이기도 하다. 교회의 사회봉사의 독자성은, 이처럼 법적으로 이중적 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규제일변도와 관료화라는 말로 지칭될 수 있는 경향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간섭과 통제로부터 교회복지기관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은 개신교 디아코니아 지도자들의 중요한 과제였고, 그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국가교회법의 틀에서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갔다.

IV. 디아코니아 개념의 정립을 둘러싼 논쟁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설립되기까지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 사이에서 벌어진 복잡한 논쟁은 독일 개신교에서 디아코니아 개념을 정립하는 일과도 관련되어 있었다. 이 논쟁은 역사적 뿌리를 달리하는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의 서로 다른 디아코니아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사회국가의 복지체계에 교회복지 체계가 편입되면서 디아코니아의 과제와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할 필요성과도 맞물려 있었다.
 여기서는 먼저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성립될 때까지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에서 벌어진 논쟁을 간략하게 살피고, 그 다음에 디아코니아 개념을 정리하기 위한 신학자들의 연구를 분석한다. 앞의 논쟁과 관련해서는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신학분과의 책임을 맡았던 한스 크리스토프 폰 하제(Hans Christoph von Hase) 와 하인리히-헤르만 울리히(Heinrich-Hermann Ulrich)의 입장을 살피고, 뒤의 논쟁과 관련해서는 하인츠-디트리히 벤들란트(Heinz-Dietrich Wendland)와 파울 필립피(Paul Phillipi)의 디아코니아론을 분석한다.

1.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의 디아코니아 이해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의 디아코니아 이해는 디아코니아의 신학적 근거를 확립하려는 노력을 통하여 명료한 윤곽을 드러냈다. 디아코니아 개념은 개신교 구호국이 창설되면서 사회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받아들이는 교회의 현실적 존재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내방선교에서도 이 개념은 1923년에 설립된 내방선교와 디아코니아를 위한 국제연맹에서 이미 사용한 바 있다. 디아코니아 개념이 전후 독일에서 사회활동 혹은 사회봉사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나타내는 개념으로서 사용된 것은 증언(martyria), 예배(leiturgia), 봉사(diakonia)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개념으로 파악하는 신약성서의 이해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디아코니아 개념은 개신교 구호국 쪽 사람들과 내방선교 쪽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가 있었다.

1) 한스 크리스토프 폰 하제의 디아코니아 이해

 1957년에 결성된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신학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은 교회투쟁의 경험을 갖고 있었던 개신교 구호국 지도자들이 주도했고, 그 중심인물은 한스 크리스토프 폰 하제였다. 그는 교회투쟁의 중심에 서 있었던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사촌이었으며,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의 기독교 현실주의를 받아들였던 인물이었다. 그는 본회퍼가 생각했듯이 ‘형제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세상의 지극히 작은 자들을 돕고 섬기는 교회여야 한다고 믿었다. 교회는 디아코니아와 교회 사이의 깊은 분열의 역사를 가졌던 데 대해 ‘죄책’을 고백하여야 한다. 작은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교회는 라인홀드 니버의 주장처럼 기독교인들의 협력을 요청하는 국가와 사회의 요구에 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폰 하제는 교회의 본무를 전적으로 말씀의 선포에 둘 뿐, 세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규범적 지침을 제시하는 것을 꺼려하였던 칼 바르트에게 비판적 거리를 취했다. 폰 하제는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창립총회에서 당대의 최고 신학자들로 꼽혔던 칼 바르트와 라인홀드 니버가 세계 형성의 책임과 교회의 과제를 둘러싸고 벌인 논쟁에서 라인홀드 니버의 기독교 현실주의 노선을 따랐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돕고 섬기는 교회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봉사를 계속 이어가는 교회이며, 바로 그 때문에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대리하는 교회이다. 교회는 사랑을 베풀 수 없는 사회국가를 대리하고, 사랑의 능력이 위축된 가족을 대리하여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개신교회의 재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회와 봉사를 결합시키는 것이라고 믿은 폰 하제는 이를 줄기차게 옹호했다. 1960년대에 이르러 에큐메니칼 사회운동이 교회의 사회봉사를 체제안주적인 서비스라고 폄하하고, 정의를 위해 사회 변혁을 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폰 하제는 교회와 디아코니아의 관계를 강조하였다. 설사 19세기 이래로 디아코니아 활동이 개인을 위한 자선적 봉사에 치중하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의 해결을 등한시했던 폐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빌미로 삼아서 교회공동체의 디아코니아를 폄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에큐메니칼 디아코니아도 결국 교회에 기반을 둔 국제적인 디아코니아 네트워크일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는 교회공동체의 디아코니아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교회가 회중공동체로 혁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신도들이 교회 행정과 직제의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고 자기 안에 폐쇄되지 않고 생동적이고 능동적인 회중으로 일어서서 연대하고 작은 사람들을 돕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교회가 “연대, 더불어 살고자 하는 의지, 돕고 양육하고 돌보고 수발하고 공동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 찬 회중 공동체로 철저하게 변화되고 사람들이 그러한 교회를 향해 말을 걸 때 비로소 교회는 산업사회를 혁신하고 정의롭게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폰 하제는 믿었다.

2) 하인리히-헤르만 울리히의 디아코니아 이해

 폰 하제가 개신교 구호국의 입장에서 교회와 봉사의 통일을 강조하였다면, 내방선교의 전통을 계승한 하인리히-헤르만 울리히(Heinrich-Hermann Ulrich)는 선교하는 교회를 이상으로 삼았다. 선교하는 교회가 목표로 삼는 것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교이며, 그 과제는 각성적 선포와 기독교 교육을 통해서 국민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개인구원의 신앙으로 나아가게 하고 그리스도와 사귀도록 이끄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에 파견을 받았기에 세상을 마주보고 서 있는 존재이다. 교회는 말씀과 행위로써 이 세상에서 할 일을 해야 한다. 믿음과 사랑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 그것은 교회와 봉사, 선포와 사랑의 행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이다. 둘은 상호 의존 관계에 있지만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울리히는 개신교 구호국 지도자들이 요구한 디아코니아 직제의 신설에 반대하고 교회에는 오직 성직만이 허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디아코니아를 ‘교회의 본질과 생활의 표현’이라고 지칭한다면, 그것은 교회의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며, 위계구조를 갖고서 제도교회로부터 도출된 직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와 선교의 관계를 중시하는 내방선교의 전통을 이어받은 울리히는 세계교회협의회가 표방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 크게 고무되었다. 교회는 스스로를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교회는 하나님이 가는 길의 종착점도 아니다. 교회는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을 위한 수단이요 도구”이다. “따라서 선교(복음화)는 교회의 포괄적이고 본질적인 과제요, 교회의 일차적인 자기실현이요, 교회의 총체적 현존의 의미와 목표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선교와 봉사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울리히는 인간의 고통과 인간의 죄는 심층적으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각성운동의 견해를 이어받고 있었다. 이러한 견해는 물론 죄와 고난을 직결시켜 현실의 고통을 죄의 결과로 해석하게 하는 잘못을 범하게도 하지만, 인간에 대한 통전적인 이해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을 상실의 상태로부터 구출하고자 하는 선교 활동은 인간의 현실적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디아코니아 활동과 분리될 수 없다. 교회는 인간의 문제들과 결핍상황을 스쳐 지나가는 영원한 진리를 선포하지 않고, 오직 시대와 대화하면서 현실적 복음을 세계의 현실적인 의제 속으로 끌어들일 때에만 구원을 가져오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사랑으로 행하는 믿음(갈라 5,6)과 선교와 봉사는 울리히에게는 서로 구별되기는 하지만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교회의 본질적 징표들이다.

3) 소결

 이렇게 보면,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 신학위원회에서 가다듬어진 디아코니아 개념은 교회와 봉사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견해와 선교와 봉사를 직결시키는 견해로 갈라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깊이 있게 살펴보면, 전후 독일 개신교에서 사랑의 행위를 실천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전통을 이어받고 있든지 간에, 디아코니아의 주체를 회중(Gemeinde)으로 보았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공동 이해는 교회투쟁에서 가다듬어진 ‘형제들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 지도자들의 디아코니아 개념이 본질적인 차이를 가졌다고 말할 수는 없고, 오직 회중의 디아코니아적 과제를 구현하는 방법을 놓고 커다란 이견을 보였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차이 속의 일치가 내방선교와 개신교 구호국으로 하여금 한 우산을 받치고 걷는 두 사람의 형국을 버리게 하고, 서로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을 탄생할 수 있도록 진지한 논의와 협상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2. 교회 디아코니아와 사회 디아코니아

 현대 독일 개신교에서 디아코니아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공헌한 학자들은 많이 있지만, 파울 필립피와 하인츠-디트리히 벤들란트는 디아코니아 개념의 서로 두 패러다임을 제시한 학자들로 기억될 것이다. 필립비가 교회적 정체성을 갖는 디아코니아 개념을 발전시켰다면, 벤들란트는 사회의 형성에 관심을 갖는 포괄적인 디아코니아 개념을 제시하였다.

1) 파울 필립비의 교회 디아코니아 개념

 필립비는 루터의 두 왕국설에 입각해서 교회와 사회국가의 관계를 규정하면서 디아코니아의 교회적 정체성을 명료하게 밝히고자 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루터는 하나님의 통치가 교회와 국가라는 서로 다른 두 기관을 통해 전개된다고 생각하였고, 이 두 기관들이 하는 일을 제대로 구별하여 서로 혼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각시킨 바 있다. 필립비는 ‘영적인 정부’와 ‘세상적인 정부’를 구별한 루터의 입장이 디아코니아 이해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아코니아는 교회와 사회국가 사이에 설정되어서는 안 되며, 전적으로 사회국가의 활동과 구별되는 교회 안의 일로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아코니아가 ‘영적인 정부’에 속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세상적인’ 구제 활동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디아코니아와 사회국가의 직접적인 결합과 협동은 불가능하다. 디아코니아와 사회국가의 협력은 상대방과 자신을 구별하면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런 점에서 그것은 협력적 “공존”이라고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필립비는 오직 이런 관점에서만 사회국가의 복지체계에서 교회 디아코니아의 특수한 지위가 확보될 수 있고, 교회와 사회국가의 실용적인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필립비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디아코니아의 교회적 정체성과 “특성”(Proprium)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회는 오직 내부를 향한 디아코니아 공동체로 바로 세워질 때, 비로소 외부를 향하여 영향을 미치는 공동체로서 바로 설 수 있다. 형제들 가운데 지극히 작은 자들을 섬기는 훈련이 된 회중만이 이웃 사람의 곤경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것에 대응하여 바르게 활동할 수 있다. 그것은 디아코니아적 회중이 세상과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하여 수행해야 할 임무를 자각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교회가 국민교회의 성격을 띠고 있는 독일에서 교회가 디아코니아 회중으로서 사회국가가 주도하는 복지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회의 디아코니아는 사회복지 입법에까지 확대되어야 하고, 사회복지의 학문적 근거와 세계관적 근거를 밝히는 데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하인츠-디트리히 벤들란트의 사회 디아코니아 개념

 필립비가 루터의 두 왕국론에 근거하여 디아코니아와 사회국가의 관계를 규율하고자 했다면, 벤들란트는 온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의 주권에서 출발하여 디아코니아가 개개인을 위한 사랑의 실천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관계의 제도적 측면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마가복음 10장 42절 이하에 근거하여 교회의 참된 모습이 지배에 있지 않고 섬김(봉사)에 있음을 강조하고, 이러한 교회의 자기이해에서 비롯되는 디아코니아는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교회와 세계 사이에” 설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사회적 활동의 한 측면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 전체의 관계를 성격화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사회 디아코니아는 왜 필요한가?
 벤들란트는 인간을 한갓 개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라고 본다. 설사 인간이 개인이라 할지라도 그 개인은 다양한 관계들 안에 있는 개인이고, 그 관계들은 철저하게 제도화되어 있다. 물론 디아코니아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간을 통전적으로 대하고, 그와 같은 통전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사랑의 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전통을 이어왔다. 그 전통을 계승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디아코니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실존의 넓이와 얽힘 속의 인간,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및 그의 사회적 실존이 직면한 위험들”을 다루어야 한다. 바로 이와 같은 제도적 관계들 속에서 고통당하는 인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사회 디아코니아이다. 이에 관한 벤들란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디아코니아는 세상이 없이는,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역사적 사정들과 얽힘들과 곤경들이 없이는 결코 그 형태와 전선을 갖지 못한다. 그것은 언제나 그것을 부르는 곤경에 대해 응답한다. 이 곤경은 언제나 인간의 곤경이고 세계의 곤경이다. 디아코니아의 이른바 ‘화학적으로 순수한’ 신학적 근거 설정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사랑은 세상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이고, 디아코니아는 인간에게 파견된 디아코니아로서 교회와 세상 ‘사이에’ 있는 디아코니아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디아코니아는 곤경에 처한 사회계층을 위한 입법, 노동과 기업에서 인간이 처한 지위, 사회정의, 사회적 평화, 현대사회의 모순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의 폭로, “사회질서의 악마화”에 대한 저항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벤들란트의 사회 디아코니아 구상은 많은 측면에서 비판을 받았다. 디아코니아의 영역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넓혔고, 신약성서의 디아코니아 개념과 합치하지 않으며, 개인에 대한 관심을 상실하였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초점이었다. 이러한 비판은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 총재였던 헤르베르트 크림(Herbert Krimm)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벤들란트의 사회 디아코니아 개념은 독일개신교협의회의 내방선교와 구호국에서 열띤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현대 사회의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디아코니아 개념을 새롭게 설정하자는 벤들란트의 정당한 요구를 제대로 수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벤들란트는 사회 디아코니아를 강조했지만, 개개인에 대한 디아코니아를 배제한 바 없었다. 신약성서의 디아코니아 개념을 넘어서서 현대 과학과 기술, 사회과학과 심리학, 사회조직과 국가의 입법 등을 사용하는 것은 오늘의 디아코니아가 현대 사회의 곤경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개개인의 삶이 수행되는 관계들이 제도화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의 디아코니아가 제도적인 것을 다루는 사회윤리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회 디아코니아가 과제의 영역을 지나치게 넓혔다는 것은 내방선교의 전통을 망각한 소치이다. 내방선교는 모든 신분과 직업에 속한 국민의 기독교적 쇄신을 목표로 하여 활동하였기 때문이다.

3) 소결

 필립비와 벤들란트의 디아코니아 개념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는 루터의 두 왕국론 전통과 고백교회의 그리스도 세계 주권론 전통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신학자의 디아코니아 개념은 서로 구별되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필립비의 주된 관심은 사회국가의 복지 서비스와 구별되는 교회 디아코니아의 정체성 확립에 있다. 벤들란트의 패러다임은 현대사회의 비판과 새로운 대안의 모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차이가 현저하기는 하지만, 두 가지는 분명하다. 첫째, 필립비와 벤들란트의 디아코니아 개념은 모두 교회의 디아코니아가 사회국가의 복지 체계에 “적응”하는 데 머물 수 없게 하였다. 둘째, 필립비와 벤들란트의 논쟁을 잘 알고 있었던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지도자들은 이 두 가지 입장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취하지 않고, 두 가지 모두를 받아들여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을 탄생시키는 데 밑거름으로 활용하였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필립비의 관점에 따라 디아코니아 영역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규율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고, 벤들란트의 사회 디아코니아 개념에 따라 교회와 세계의 ‘사이’에서 디아코니아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V. 맺음말

 독일에서 디아코니아 활동에 참여한 인사들은 내방선교로 상징되는 선교 디아코니아와 개신교 구호국으로 상징되는 교회 디아코니아가 신학적 배경, 조직형태, 조직문화, 활동체계 등 여러 가지 점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논의와 협상을 거쳐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을 출범시켰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은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을 아우르고 이끌어가는 최고기구로서 디아코니아 활동에 종사하는 교단들 사이의 협력을 이끌어가고 있고, 지역(Gemeinde), 현(Kreis), 주(Land), 연방(Bund) 차원에서 디아코니아 기관들이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뒷받침하고, 디아코니아 활동을 뒷받침하는 교회복지사들을 양성하고, 사회국가의 틀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조율하고, 시민사회에 디아코니아 활동의 정당성을 알리고 있다.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은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지도 아래서 국가의 엄청난 재정 지원을 받으며 크게 성장하였다. 독일에서 국가는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복지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지면서도 민간복지기관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데, 독일 디아코니아 기관들은 예산의 90% 이상을 국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면서도 디아코니아의 정체성과 특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것은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이 복지영역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슬기롭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독일개신교 사회봉사국이 설립될 때까지 내방선교 지도자들과 개신교 구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디아코니아 논쟁과 파울 필립비와 하인츠-디트리히 벤들란트의 디아코니아 논쟁은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을 분열시키지 않고, 도리어 디아코니아 기관의 자기이해를 명료하게 하고 디아코니아 활동의 제도적 틀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바지했다.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의 법적 지위, 과제와 임무의 설정, 조직구조 등을 살펴 보면, 디아코니아 지도자들 사이의 논쟁이나 신학자들의 논쟁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디아코니아 실천을 이끌어갔음을 알 수 있다.
 나는 한국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을 위한 더 나은 제도적인 틀을 구상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독일개신교협의회 사회봉사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분석하였다. 교회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운영되는 개신교 계통의 복지기관들이나 개교회 중심의 복지기관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교단 차원에서나 에큐메니칼 운동 차원에서 디아코니아 활동을 조직하고 지도하는 일이 일천하거나 뚜렷한 실례가 없는 한국 개신교계의 실정에서는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은 너무 앞서 나간 예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선례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교회복지와 국가복지가 밀접하게 연계되기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 영역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개신교의 상황에서는 일단 교단 본부에 이와 같은 기구를 만들고, 교단 사회봉사국들의 협의체를 그 다음에 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디아코니아 기관들을 수평적 네트워크로 묶어서 공동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그러한 조건들 아래서만 디아코니아 활동을 지도하는 최고기구가 디아코니아 활동에 나서는 교단들의 협력을 활성화하고, 디아코니아 기관들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공동으로 교회복지사를 양성하는 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국가의 재정지원을 배분하고 그 집행을 감독하는 교회 고유의 절차를 확립하고, 디아코니아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의 복지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의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은 독일 개신교 디아코니아 활동의 선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디아코니아 활동 체계의 제도적인 틀을 확립하는 데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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