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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9 (02:51) from 210.120.170.222' of 210.120.170.222' Article Number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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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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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명윤리

강원돈

I. 머리말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생명윤리”라는 주제는 조금 해석이 필요하다. 환경 위기를 다루는 윤리의 분과는 아무래도 환경윤리일텐데, 이 분야에서도 생명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환경이라는 개념(Umwelt)이 아무래도 인간중심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기에 이를 더불어 사는 세계(Mitwelt)로 생각하면, 대번에 인간과 인간 바깥의 다른 생명체들 사이의 공생과 공존의 지혜를 찾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 형성의 문제를 윤리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생명공동체가 생태계를 무대로 해서 전개된다고 생각하면, 생태계 안에서 각각의 사물과 생명체가 제 나름대로 자기 자리에서 존속하고 생활할 권리의 문제나 생물 종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문제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질 터인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생명의 문제이고, 생명을 지지하는 윤리, 곧 생명윤리의 과제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굳이 “환경과 생명윤리”라는 제목을 준 것은 생명윤리의 관점을 나름대로 설정하고 이 관점에서 환경의 문제를 다루어 보라는 요구인 것 같다. 문제는 생명윤리가 매우 포괄적인 영역에 걸쳐 있어서 그 관점과 과제를 설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생명은 매우 다양한 차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생물학적 차원과 생태학적 차원을 갖고 있고, 그것이 인간의 세계를 매개하여 표현될 때에는 당연히 정치적 차원, 경제적 차원, 사회적 차원, 문화적 차원을 갖는다. 만일 생명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어떤 자리를 설정한다고 할 때에는 그것의 종교적, 철학적, 신학적 차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생명윤리가 생명의 문제를 인식하고자 하는 단계부터 매우 포괄적인 접근법을 쓸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유전자 조작은 생물학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조작된 생물체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태학적 문제로 인식되고, 유전자 조작 기술이 천문학적 투자를 필요로 하고 엄청난 미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우생학과 결합되면, 생물학적 우성과 열성에 따른 지배와 사회 분화의 문제가 등장하고, 이것은 정치사회학적 고려가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또한 유전자 조작에 근거한 새로운 생명체의 창조는 - 다른 종교와 사상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를 일단 제쳐둔다 해도 - 이미 하나님이 생명의 주라고 고백하는 기독교의 생명 이해와 배치된다. 만일 기독교가 유전자 조작 사태를 맞이하여 다른 종교들이나 사상 전통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명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생명에 대한 다종교적-에큐메니칼 접근(multireligious ecumenical Approach to Life)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명의 근본 문제와 관련되는 유전자 조작이 - 비록 그것이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 이처럼 방대한 문제영역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적어도 생명윤리가 생명 문제를 인식하고 윤리적으로 판단할 때 학과들을 넘나드는 협동적인 연구(multi- and interdisciplinary Study of Life)를 요청하고, 또 윤리적 판단의 규준 근거를 설정할 때 생명에 대한 다종교적-에큐메니칼 접근을 요구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생명윤리의 관점과 과제와 방법을 이처럼 어렴풋하게 그려놓고 나서, 생명윤리로부터 생태계 위기 문제를 다루려고 하니, 내게는 다음의 몇 가지 물음들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하나는, 생태계와 생명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생태계와 거기 깃든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그 요인들을 제거하는 데 어떤 노력이 기울어져야 하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다 밝히는 것은 많은 지면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이 글에서는 둘째 물음과 관련하여 특히 시장경제에서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이 생태계에 가져오는 영향, 오늘의 국제경제질서가 생태계에 가져오는 영향, 유전자 조작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논의를 집중하고 싶다.

II. 생태계와 생명에 대한 한 인식

“환경” 문제를 “생태계” 문제로 인식하는 까닭은, 생태학적 신학이나 생태학적 철학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제안하듯이, 인간중심주의나 생물중심주의를 넘어서서 에너지와 물질 중심주의에까지 나아가야 비로소 생태계에 깃든 생명의 문제가 제대로 인식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한 인간의 책임 영역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1. 생태계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생태계가 “열린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열린 시스템에서는 시스템 안팎에서 에너지와 물질 교환이 항구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내부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또 다른 하나는 생태계에 속하는 여러 요소들이 서로 결합되고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에서는 생명체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태양열, 물, 흙, 지형 등의 거대요소들과 다양한 분자복합체 같은 미시요소들, 한 마디로 무생물체도 결정적인 기능을 맡고 있다. 생태계에서는 이 요소들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생태계는 생명체와 무생명체가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며 생명활동이 전개되는 생명공동체이다.
 
2. 생태계에 깃든 무수한 생명체들의 생명현상은, 시스템 이론에 입각해서 분석해 보면, 생명체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물질 교환 현상이다. 이 말은 생명활동이 시스템 안팎의 에너지 물질 교환 현상으로 단순화ㆍ귀착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생명활동은 적어도 이 에너지-물질 교환이 없고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생명체들 사이의 에너지-물질 교환은 먹이 사슬을 통해 이루어진다. 먹이 사슬은 생태계에서 생명체들이 서로 결합되고 의존하면서 생명공동체를 이루게 한다.
 각각의 생명체는 생명활동에 관한 정보를 유전자에 간직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한다. 생명체 안팎의 에너지-물질 교환은 최적화의 원칙에 따른다고 하며, 생명체의 진화도 이 원칙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생태계의 안정은 그것에 깃든 생명체에 사활적 의미를 갖는다. 시스템 이론에서 보면, 생태계의 안정은 일차적으로는 지구의 에너지 상태에 좌우된다. 지구는 우주와 에너지 교환을 하지만, 물질 교환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닫힌” 시스템이다. 지구와 우주 사이의 에너지 교환은 주로 태양의 열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다. 태양 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여 일부가 녹색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지구에 축적되지만, 나머지는 수증기의 분자 운동에 의해 폐열(廢熱)의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이것이 지구의 열 평형을 유지하는 기제이다.
 지구의 열 평형이 깨지면, 그 정도에 따라 생명체의 생존 기회는 달라지거나 사라진다. 예를 들면, 대기권에 이산화탄소가 과잉 축적되면, 온실효과에 따라 복사열이 발생하고 대기온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것은 생태계의 안정과 생명권의 존속을 위협하는 중대한 현상으로 지목된다.

4. 생태계의 안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생태계의 건강성이다. 생명체와 무생명체가 네트워크를 이루는 생태계는 매우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생태계는 그곳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분해자의 활동으로 일정 수준의 자정능력을 갖고 있다. 이 자정능력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다. 분해가 필요한 물질이 이 한계 이상으로 생태계에 유입되면 생태계의 자정능력은 발휘되지 못한다. 적조 현상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생태계의 건강성은 생물 종의 다양성으로 측정되곤 한다. 어느 생태계에 생물 종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만큼 생명체들 사이의 에너지-물질 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먹이 사슬을 통해 생명체들 사이의 에너지-물질-네트워크가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생태계의 건강성은 그러나 생태계에 가해지는 외부의 충격에 의해 상처를 받고 깨지기 쉽다. 예를 들면, 대기오염이나 산성비로 인해 특정 곤충이나 토양 미생물이 사멸하면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교란된다.

III. 생태계의 안정과 건강성을 위협하는 요인들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을 위협하고 거기 깃든 생명을 위기로 몰아넣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화산활동이나 거대한 산불, 큰 유성의 지표 충돌 등과 같은 재해도 생태계 교란에 기여한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생태계의 불안정과 건강성 상실은 인간이 빚어낸 재앙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재앙은 생태계에서 인류가 차지하고 있는 지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 인류는 생태계에 통합되어 있는 일부분(an integral part of the eco-system)이지만, 생태계에서 특수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 특수한 지위는 크게 보아 두 가지 측면에서 인식된다. 하나는 인간의 의식활동과 관련되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특수한 방식, 곧 경제와 관련되어 있다.

1.1 우선, 인간의 의식활동에 대해 살펴보면, 인간은 의식을 가진 동물로서 생태계를 대상화하고, 이를 대상으로 삼고 활동할 수 있다. 이 의식활동이 지나치면, 의식과 존재의 양분법에 따라 인류와 생태계가 마치 분리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문제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특정한 관점에 반영되어 있다. 일찌기 프란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scientia est potentia)는 명제를 제시하였는데, 이것은 자연에 대한 지식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마녀 재판에서 신문관이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마녀 용의자를 고문하였듯이, 이제 인간은 자기 앞에 마주 서 있는 자연을 쥐어짜서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게 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자연을 속속들이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까르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의식이 지식의 확실성을 보장하고, 의식에 마주 선 대상의 속성을 규정하는 권리를 갖는다고 보았다. 의식은 그 대상인 자연에 연장(延長)이라는 속성을 부여한다. 연장체는 공간적으로 분할될 수 있다. 대상의 임의적인 공간적 분할은 대상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용이하게 한다.
 의식철학의 전통에서 인식론을 전개한 칸트는 대상에 대한 잡다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분류하고 정돈하는 능력이 인간의 오성에 있다고 보고, 이 능력이 오성의 순수형식, 곧 범주를 통해 드러난다고 본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지식이 인간의 오성에 의해 구성된다는 뜻이다. 칸트는 이 오성형식이 순수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이 오성형식에 근대인의 자연지배적 이해관계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성찰하지 못했다. 그의 인식론이 뉴톤의 역학을 철학적으로 번역한 것이라는 평가는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자연을 대상화하고 자연에 대한 지배를 뒷받침하는 서양 근대의 자연관과 특히 의식철학의 전통은 인류가 생태계에 통합된 일부분이라는 점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가 인간에 대한 자연의 반란을 준비하고, 인류의 생존을 뒷받침하는 자연적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인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2 둘째로, 생태계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특수한 지위는 인간의 욕망 충족 방식에서 비롯된다. 인간도 하나의 생명체인 이상, 인간의 생명은 인간유기체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와 물질의 교환에 의존한다. 인간의 물질적 욕망 충족 과정은 바로 이 에너지-물질 교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자원이 희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 희귀성의 조건 아래서 욕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것이 경제이다. 경제는 희귀성의 조건 아래서 욕망을 충족시키는 인간적인 방식이다.
 경제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재화를 생산하고, 이 재화를 소비하는 두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재화의 생산은 자연으로부터 에너지와 물질을 공급받아 이를 욕망 충족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다. 재화의 생산과 소비 과정이 끝나면 변형된 에너지와 물질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경제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상정하고 그 시스템 안과 밖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관찰하면, 경제계는 하나의 열린 시스템이다. 경제계 바깥에는 생태계가 있다. 재화의 생산과 소비 과정은 경제계와 생태계 사이에서 에너지와 물질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경제학은 이 점을 오랫동안 망각하였다. 경제학은 경제계라는 시스템 내부의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였지, 경제계와 생태계 사이의 에너지-물질 교환 과정을 오랫동안 논하지 않았다. 이러한 경제학의 관점은 경제활동의 규모가 적고, 경제활동의 부산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생태계의 자정능력을 위협하지 않을 정도에 그쳤던 시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시기에 경제학을 발전시킨 리카아도는 심지어 자연상수(自然常數)라는 개념을 제시하여, 자연은 무한한 자원의 보고이고, 자연재의 경제적 소비가 자연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따라서 자연재는 그 자체로서는 자유재이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을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고, 그 비용은 한 마디로 공짜라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 서 있는 한, 경제학은 생태계의 경제적 활용이 갖는 두 측면, 곧 에너지와 물질의 경제계 유입과 폐기 에너지와 폐기 물질의 생태계 유입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없었다. 앞에서는 자원고갈의 문제가 나타나고, 뒤에서는 환경오염의 문제가 나타나는 데도 말이다.
 
2. 인간의 특수한 욕망 충족 방식으로서의 경제가 생태계 위기를 어떻게 불러일으키는가를 살피기 위해서 나는 시장경제에 한정해서 조금 더 생각을 진전시켜 보고 싶다. 이 글에서 시장경제만을 지목하는 까닭은 지난날의 사회주의 경제가 생태계 위기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중앙관리경제는 생산력 우선 정책과 사회주의 특유의 비효율성 때문에 생태계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의 논의를 시장경제에 국한하는 까닭은 오히려 그것이 오늘의 세계에서 지배적인 경제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 시장경제의 문제들을 다 다룰 수는 없다. 생태계 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는 가격이론이나 교환가치 개념, 소유권 개념, 외부비용 개념 같은 고전적인 문제들은 이미 많이 다루어진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시장경제의 시스템 강박으로 규정할 수 있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국제경제질서, 초국적 자본의 지배 아래 있는 생명공학의 발전이 생태계 위기에 갖는 의미만을 다루기로 한다.

2.1 위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시장경제가 생태계 위기를 조장하는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장경제의 체제 논리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서로 맞물리도록 강박하고, 이것이 생태계 위기를 강제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경제는 언제나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으로 인해 위기로 내몰리는 경향을 갖는다. 그것은 시장경제에서 자본과 노동이 서로 대립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자유주의적 법치국가의 소유 제도 아래서 노동의 권력에 대한 자본의 권력이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조건 아래서 자본의 축적과 팽창은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20세기 전반기까지 이 논리는 공황과 식민지 지배, 그리고 전쟁을 불러일으켜 시장경제의 존립을 위협했다.
 선진경제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은 국가가 한편으로는 조세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을 동원하여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이룩하는 개입주의였다.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기업이윤의 일부분을 퍼내어 이를 소비로 돌리고, 필요할 경우에는 발권력을 동원하여 소비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자본의 대량생산 능력과 노동의 대량소비 능력은 이로써 균형을 유지하게 되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맞물림은 생태계 위기를 극도로 악화시켰다. 이 시스템은 생태계로부터 에너지와 물질을 경제계에 엄청난 규모로 유입하게 하였고, 형태가 변화된 폐기 에너지와 폐기 물질을 생태계에 엄청난 규모로 축적하게 만들었다. 에너지와 물질 보존 법칙을 고려하면, 생태계로부터 경제계를 거쳐 다시 생태계로 돌아온 에너지와 물질의 분산성은 당연히 커지기 마련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활용할 수 없거나 생태계의 안정과 건강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폐기물질의 양은 급격히 늘어난다.
 어떤 사람들은 생태계 위기가 인류의 문제이기 때문에 계급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나서서 소비를 줄이면 자연히 생산도 그에 맞추어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소비자들이 주도해서 생태계 안정과 건강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이러한 견해들은 적어도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맞물림은 시장경제에서 자본의 이해관계와 노동의 이해관계가 서로 대립되고, 전자가 후자에 대해 제도적인 우월성을 갖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본의 축적과 팽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조건 아래서는 결국 자본의 가치증식의 무한성과 생태계 안정의 유한성이 서로 충돌하게 되고, 이로 인해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이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의 논리는 암세포의 무한증식에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유기체 내부에서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면, 결국 그 유기체는 사멸하고 만다.
 혹자는 국가개입주의가 신자유주의에 자리를 내 준 마당에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맞물림을 지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할는지 모른다. 자본의 수익 기회가 제조업으로부터 금융 분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굴뚝산업을 염두에 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타령은 그만 두어도 좋다는 것이다. 선진 경제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과거의 포드주의적 대량생산을 대체하였다는 것이다. 구매력이 큰 고소득층을 겨냥한 새로운 생산방식이 수익의 원천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포드주의적 대량생산 체제가 강제한 케인즈주의적 개입국가 모델은 이미 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태의 일면만을 본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지배 아래서 지구적 차원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매개하는 것은 무역이다. 남북 문제가 엄연한 오늘의 세계에서 선진경제의 시장은 대량소비 시장이며, 수출지역에는 엄청난 환경오염과 가난이 남는다. 더구나 국가의 규율로부터 자유로워진 자본의 요구 아래서 수익성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노동보호와 생태계 안정 같은 비용부담이 큰 문제들을 회피하려고 들며, 국가가 시장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규제와 생태학적 규제를 포기하도록 압박한다.

2.2 자본이 국가의 규율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현상은 분명히 자본 운동에서 새로운 발전이다. 자본에 대한 탈규제화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생산자본의 이윤축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철거하는 형태이다. 신자유주의가 관철되어 온 선진경제에서는 이를 위해 법인세 감축이 시행되고, 국가가 기업에 부과하는 비용들, 특히 사회비용과 환경비용을 축소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그 결과, 사회적 가난이 다시금 확산되고, 생태계 안정이 유례없이 위협받는다. Friedhelm Hengsbach, Wirtschaftsethik. Aufbruch-Konflikte-Perspektiven, Freiburg 1991, 22ff.
선진경제로부터 신흥시장 지역으로 옮겨져 직접투자 형태로 투하된 자본의 요구는 훨씬 더 노골적이다. 수많은 쌍무 투자협정이나 다자간 투자협정, 그리고 비록 중도에 포기되긴 하였지만 OECD 차원에서 시도된 다자간 투자협정(MAI) 초안이 시사하듯이, 자본에 부과된 비용압력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신흥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선진경제보다 훨씬 나쁜 성격의 사회적 가난과 생태계 파괴이다.
 또 다른 하나는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금융파생 상품의 무제한적 개발을 허용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환시장, 채권시장, 주식시장의 자유화는 금융자본에 대한 국가의 규제를 무력화시키고, 화폐자본이 정보혁명에 힘입어 광속으로 움직이며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든다. 파생상품들의 개발은 화폐자본의 경쟁을 카지노 게임과 같은 것으로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이 제조업에서 거두는 수익이 이윤율 저하 경향에 의해 줄어들고, 198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로 인해 국제적으로 고금리가 지배하면서 생산자본이 실물경제로부터 이탈하여 화폐자본으로 둔갑함으로써 두드러지게 되었다.
 급속히 몸집을 부풀려 온 화폐자본은 금융기술에 힘입어 국제적 유동성을 일시적으로 천문학적 규모로 팽창시킬 수 있으며, 이것은 실물경제에 대한 화폐자본의 공격을 손쉽게 만들고 치명적인 것으로 만든다. 오늘날 화폐자본은 한 국가의 신용제도를 마비시키고, 환 시장을 교란시키고, 주식시장을 통해 개별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한다.
 1997년에 발생한 아시아 지역의 환란은 이를 잘 보여준다. 초국적 화폐자본의 공격을 받아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림으로써 기업 도산이 줄을 잇고, 실업률은 유례없는 속도로 상승하였다. 도산한 기업들은 초국적 자본의 먹이로 전락하고, IMF의 요구에 따른 직접 금융시장의 전면적 개방은 개별기업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망가진 신용제도를 복구하기 위해, 결국 오늘과 내일의 세대가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공적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투입되고, 이 자금은 초국적 자본의 손으로 다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재정수단을 사회적 안정망 구축과 생태계 안정에 투입하기는 어렵다.

2.3 초국적 자본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가 얼마나 파국적으로 진행되는가를 보여 주는 실례는 아마존 지역의 생태계 위기이다. 1980년대 초 브라질은 1천 5백억 달러 정도의 외채를 갖고 있었다. 브라질 외채는 차입에 의한 개발전략과 고정환율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계속 증가하는 추세였다. 1980년대 초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초국적 은행들이 일시에 차입금 변제를 요구하자 브라질은 일시에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유동성 위기에 개입한 IMF는 브라질 경제구조를 조정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브라질 경제를 수출지향적 구조로 바꾸는 데 있었다. 그것은 수출 증대를 통해 더 많은 경화를 획득하여 외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자는 논리이다.
 이 논리에 따라 아마존 지역도 빠른 속도로 개발되었다. 아마존 지역의 원광석을 채굴하여 수출하기 위해서 산림이 파괴되고, 엄청난 규모의 커피 플랜테이션을 창설하기 위해 삼림이 파괴되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외채 위기가 발생한 지 약 15년만에 아마존 삼림은, 추정 기관마다 서로 다른 수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약 30-50 %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마존 삼림이 광범위하게 파괴됨으로써 나타나는 생태학적 파국은 브라질 외채규모에 해당하는 1천 5백억 달러를 모두 투입한다 해도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생산의 감소는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벌채지역이 빠른 속도로 사막화되고, 이에 따라 토양 침식이 가속화되어 하상(河床)이 높아지면 홍수 피해가 늘어난다. 아마존 지역의 물 순환이 치명적 타격을 받음으로써 이 지역의 기후는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한 브라질 기후학자의 시물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장차 빈발할 토네이도는 미국 본토를 위협할 만큼의 위력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해 아마존 지역의 동식물 분포가 변화되고 생물 종의 다양성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아마존 지역의 생태계가 안정성과 건강성을 잃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마존 지역은 초국적 자본에 의한 생명 파괴의 세기적 현장이 되고 말았다.

3. 유전자 조작 기술은 정보기술 및 나노기술(극소소재 기술)과 더불어 자본의 수익을 규모적으로 보장하는 황금들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명공학 분야에는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투자를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초국적 자본이다.
 유전자 조작이 생태계에 가져올 재앙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 가지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두 세 가지 사례만을 소개한다면, 우선 198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과학자들이 슈모도나스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만들어낸 아이스-마이너스 박테리아를 들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작물의 냉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는데, 이 박테리아를 대량으로 살포하면 슈모도나스 박테리아의 생존에 영향을 주어 전세계에 걸쳐 강우 현상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Bt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ㆍ이식하여 해충에 대해 독성을 분비하도록 개발된 면화와 옥수수 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해충저항성을 갖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작물에서 분비되는 독성은 익충을 포함한 여러 곤충들과 토양 미생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여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심각하게 교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의 생태계 교란은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작물에서도 나타난다. 이 작물들이 유전자 조작이 되지 않은 품종들이나 야생 근친 품종들과 교차 수분하면서 “유전자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슈퍼 잡초는 기존의 식물 식생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유전자 조작이 생태계의 건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은 실례들에 불과할 것이다. 유전자 조작의 위험은 그것이 생태계에 미치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유전자 조작은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생태계에 가장 적합하게 적응한 종의 특성을 인위적으로 변경시키려는 시도이다. 이 시도는 이미 논리적으로 생태계에 가장 적합하게 적응한 종들의 상호의존성과 그것에 기반을 둔 생명공동체를 파괴하게끔 되어 있고, 그것이 이미 증명되고 있다.

IV. 생태계 안정을 위해 생명윤리가 유의할 점

위에서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 주제의 제한 아래서 - 몇 가지 밝혔으므로, 여기서는 이 요인들을 제거하여 생태계의 안정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생명윤리가 유념할 점들을 몇 가지 말하고 싶다.

1. 생명윤리는 열린 시스템으로서의 생태계 안에서 생명체들이 상호간에, 그리고 무생명체들과 더불어 서로 의존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 네트워크는 생태계 안에서 에너지-물질 교환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태계를 만물의 살아있는 연관으로 만든다. 이 연관에서 벗어난 개체는 존속할 수 없다. 생명은 관계 속에서 성립되며, 관계를 떠나 자기 안에서 굳어진 개체는 죽은 것이다. 따라서 생명의 원리는 관계 맺음이다. 개체는 만물의 살아있는 연관 속에서 자기의 고유한 자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다른 개체와 관계를 맺으며 존속할 권리를 갖는다. 그리고 어떤 개체도 이 연관 속에서 중심의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할 수 없다.
 바로 이 생명의 원리와 개체의 자기 자리 보전의 권리를 부정하는 사고방식이나 행위양식은 생명파괴적이다. 생명파괴는 개체를 만물의 살아있는 연관에서 분리하여 인간의 의도에 따라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믿는 데서 비롯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중심적이고 대상지배적인 베이컨의 자연관이나 의식철학의 전통은 비판적으로 극복되어야 한다.
 창세기 1장 26-28절의 생물을 다스리라는 위임과 땅을 발 아래 두라는 명령은 베이컨식의 도미니움 떼레(dominium terrae)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명령은 인간과 인간 이외의 피조물 사이에서 공생을 유지하고, 이 공생관계의 틀에서 경제활동을 하라는 하나님의 분부로 해석될 수 있다.

2. 생명윤리는 인간의 특수한 욕망 충족 방식으로서의 경제가 생태계와 경제계 사이의 에너지-물질 순환의 안정성과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3. 생명윤리는 시장경제에서 제도적으로 확립된 자본과 노동의 모순이 생태계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기제임을 인식한다. 이 말은 생태계 위기를 일으키는 요인들이 시장경제적인 자본과 노동의 모순으로 단순화ㆍ귀착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면, 가부장제는 시장경제 이전에 이미 역사적으로 발전되어 있었다. 생태여성론자들은 베이컨의 세계관이나 의식철학의 인식론이 가부장제에 길들인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논란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귀 기울일 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가부장제의 틀에서 육성된 지배 논리가 근대적 자연관을 매개하여 생태계 위기에 기여했다 할지라도, 생태계 위기는 시장경제에서 자본과 노동이 맺는 모순관계를 도외시하고서는 제대로 극복되지 않을 것이다. 근대적인 과학기술이나 가부장제는 이 모순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재생산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자본의 무한 축적과 팽창을 허용하고서는 생태계와 경제계의 균형을 이룩할 수 없고, 생태계의 안정과 건강도 확보할 수 없다. 자본의 중립화를 유도하는 제도에 대한 연구는 이런 의미에서 인류의 미래 과제라 할 만하다.

4. 생명윤리는 오늘의 국제경제질서에서 운동하는 초국적 자본이 생태계에 얼마나 파국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인식한다. 생명윤리는 우선 지구적 차원의 무역을 에너지-물질 교환의 관점에서 규제하고, 생태학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경제활동이 조직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하게 연구하여야 한다는 제안에 동의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생명윤리는 금융자본의 운동을 규제하기 위해 국제금융질서를 개편하고 그 기구들을 변혁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유동성의 크기를 줄이는 방안, 화폐자본수익에 대한 세금부과, IMF 특별인출권 제도의 변혁, 국제금융기구의 민주화 등이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IMF 특별인출권 발행이 생태계 안정을 위한 노력과 연계될 수 있다면, 외채위기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기제를 종식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산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 약속증서를 담보로 특별인출권을 발행하여 브라질 외채를 단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면, 지구의 허파는 잘 보존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존 산림의 복구를 위해서는 브라질 외채의 몇 백 배가 들 것이라고 추정된다.

5. 생명윤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품종 개량이 생태계의 안정과 건강을 장단기적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는 조건 아래서만 이를 허용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생태계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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