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돈의 논단
Kang Won-Don's Column

1999/12/11 (12:12) from 203.252.22.54' of 203.252.22.54' Article Number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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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98.6.3] 노·사·정 이렇게 가자 - 2
[특별기고] /노·사·정 이렇게 가자-하/강원돈/신학박사



한겨레신문 [ 사설칼럼 ] 1998. 6. 3. 水


제1기 노사정위원회의 성과로 손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사회협약이다.

이른바 회장 독재의 상징인 회장 비서실의 해체, 사외이사제의 도입, 소액주주의 권한 강화가 이 사회협약에 따라 추진됐다.

문제는 이 방안들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을 달성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쪽이 제2기 노사정위원회의 구성에 앞서 기업의 경영참가를 의제화하자고 요구한 것은 이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동시적 발전을 공언한 정부가 노동쪽의 요구에 대해 당장에 한마디로 `안 된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물론 노동의 경영 참가는 많은 경우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쉬운 주제이다.

시장경제의 역사적 조건 아래서 노동의 기능과 자본의 기능을 혼합시키는 방식의 기업의회주의나 기업공산주의는 성립될 수 없다.

개방경제체제에서 경영진의 신속한 결정과 기업가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노동의 경영참가는 결코 자본의 기능을 대체하는 장치일 수 없다.

그러나 노동의 기능과 자본의 기능을 구별한다고 해서 이 두 기능의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결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시장경제의 조건들 아래서 기업은 노동과 자본이 근본적인 이해의 대립 속에서도 협조를 강제받는 장소이다.

노동과 자본이 대립 속의 협조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이끌어내는가에 따라 경영의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의 성패까지도 결정된다.

기업경영에서 노동과 자본의 대립 속의 협조는 두 당파의 권력이 균형상태에 있을 때 가장 순조롭게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둘이 불균형상태에 있을 때 나타나는 결과는 매우 파국적이다.

만일 노동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서 기업의 소득분배에서 임금의 몫이 많아져 투자의 몫 가운데 상당부분을 먹어치운다면, 결국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다.

나아가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노동의 권익마저 실현시킬 수 없을 것이다.

거꾸로 자본의 권력이 월등해서 기업이 창출한 가치총량 가운데 노동의 몫을 적정수준 이하로 유지하려고 하면 노동과 자본의 마찰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대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노동만족도의 하락에 따른 노동생산성 악화를 결과할 것이다.

그 어느 경우든, 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

이제까지 논의되고 실천된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 방안에는 자본쪽의 시각만이 반영돼 있다.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의 활성화나 사외이사제나 소액주주권의 강화는 우리의 기업사에서 획기적인 진전임에 틀림없지만, 이 제도들은 결코 노동과 자본의 대립 속의 협조를 제도적으로 이끌어내는 장치들은 아니다.

주식회사의 경우, 이사회는 주주총회에서 선출된 자본의 집행기구이다.

이 자본의 집행기구에서 결정되는 기업의 경제정책, 사회정책, 인사정책이 경영권 행사의 핵심을 이룬다.

그 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이사회의 결정과 운영을 주주총회가 감독해 자본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사리로 보아 타당하다.

이 때문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주주총회가 이른바 감독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의 활동을 통제하도록 주식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이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기업의 정책결정이 자본의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노동의 이해관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주식법에 규정된 감독위원회에 자본의 대표자들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대표자들도 참여해 이사회의 활동을 감독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자본의 기능을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의 권한행사가 노동의 권익을 해치지 않도록 하려는 제도적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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