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돈의 에세이
Kang Won-Don's Essay

2018/04/29 (13:46) from 121.166.65.234' of 121.166.65.234' Article Number :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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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이후
판문점 선언 이후

강원돈 (한신대 교수/민중신학과 사회윤리)

 지난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은 역사적인 선언입니다. 남과 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고 천명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하였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고, 상호 불가침을 확약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고, 모든 군사적 대결 조치를 즉각 철폐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또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교류·협력과 납북 연결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개성에 상주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정상간 직접 대화를 상시화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그 합의가 담긴 문서에 ‘서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판문점 선언이 역사적 성격을 갖는 것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이북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한 것은 미국의 군사·정치적 위협에 맞서 체제를 수호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국전쟁이 종식되지 않아 미국과 이북의 적대관계가 유지되고,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몰락으로 인해 체제 안정의 기반이 극도로 취약해지고, 미국 네오콘의 대북 선제 타격론과 체제 전환론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북은 체제 수호의 군사·정치적 방편으로 핵무기 개발을 선택하였고, 대륙간탄도탄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던 것입니다. 이북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은 재래식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북의 군사·정치 전략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일로 간주되어 미국의 주도 아래서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북에 대한 역사상 유례없는 가혹한 경제제재가 이루어져 왔고, 미국의 대북 군사 위협이 강화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저간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북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는 이북 체제의 완전한 보장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이북의 완전한 체제 보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는 군사·정치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발전의 측면입니다.
 만일 이북 체제를 인정하고, 이북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와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이북이 안정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항구적인 보장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북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항구적인 보장 장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미국이 그 동맹국들과 더불어 대북 불가침 선언을 하고, 북미 관계를 적대관계에서 평화관계로 전환시키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미국의 방침들과 이북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의 형태로 선포되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조치들과 미국 및 그 동맹국들의 대북 제재 조치들을 한꺼번에 푸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이북에 절실한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조치가 없다면 이북의 체제 보장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북은 이미 경제 발전을 위해 경직된 중앙관리적 경제체제를 시장 중심의 경제체제로 개혁하고, 폐쇄적인 경제 운영 체제를 개방적인 경제 운영 체제로 전환시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북이 산업 구조조정, 기업 혁신, 에너지 공급 및 경제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있기에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대담하고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드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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