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돈의 에세이
Kang Won-Don's Essay

2019/09/23 (21:02) from 211.199.108.37' of 211.199.108.37' Article Number :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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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참여와 정의의 원칙에 따라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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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참여와 정의의 원칙에 따라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지지한다

강원돈 (한신대 신학부 교수/사회윤리와 민중신학)

 2018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었다. 개신교에서는 종교인 소득세를 놓고서 찬반 논란이 거셌다. 일단 소득세법, 소득세법시행령, 소득세법시행규칙 등이 개정되었기에, 종교인 소득세 부과에 대한 찬반 여부에 상관없이 종교인들은 소득세 납부의 의무를 지게 되었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 대해 개신교 교단들이 줄곧 찬반 논란을 벌인 데 반해서, 가톨릭교회는 아주 오래 전인 1994년에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세법상 근로소득에 따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어 왔다. 주교회의는 그 논거로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성직자들이 갑종 근로소득세 납부를 통해 생활수준을 더 낮춰 그리스도의 가난을 닮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부와 수녀가 “원칙적으로” 피고용자의 신분으로 일하지 않으나 “세법상 근로소득에 따른 소득에 대해 납세”함으로써 ‘국민’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가톨릭 주교회의가 이처럼 성직자의 ‘근로소득세’ 납부를 결정하면서 청빈을 통한 봉사의 정신을 강조하고, 성직자들이 국민의 일원인 이상 공공재를 공급하는 국가를 위한 세금 납부에서 예외적 지위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12년에는 개신교의 한 교단인 대한성공회의 신부들이 교단 차원의 결의에 따라 종교인 소득세를 자진해서 납부하기 시작했고, 다른 개신교 교단들에서도 종교인 소득세 납세를 솔선해서 실천하는 예들이 늘어났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종교인 납세 운동을 이끌었고, 종교인 소득세 과세가 시행되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맥락을 짚으면서 필자는 이 글에서 교회를 위한 기독교 경제윤리가 제시하는 ‘참여’의 원칙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지지하고, 현행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짚고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검토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크게 보아 다섯 가지였다. 아래서는 그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그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그 동안 국가가 종교인 소득세를 징수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 관행을 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 관행에 따르는 특권을 계속 누리겠다는 주장일 뿐이고 종교인 소득세 부과에 대한 반대 논거로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 관행을 깰 여건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 시민사회는 종교인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데 대해 격렬하게 비판해 왔고, 극히 부분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소득을 얻는데다가 그 소득원이 불투명하다는 지탄이 줄곧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사실 종교인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관행은 종교인들을 회유하여 지배체제에 통합하려는 일본 식민 당국의 기획에서 비롯되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그 관행을 깨지 않았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사회는 그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고 국세청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유념할 것은, 국세청이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포기한 것도 아니고, 종교인 소득세 면제를 공식적인 세정 방침으로 선언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종교인들이 소득세를 자발적으로 내겠다고 하면, 국세청은 이를 거부하지 않고 징수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종교인 소득세 부과 면제 관행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빈약할 뿐만 아니라 견강부회에 불과한 주장이라고 하겠다.
 둘째, 종교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함으로써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간주하여 과세할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종교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한 주장이지만, 그 주장은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부정하는 논거로서는 적절하지도 않고 충분하지도 않다. 종교인이 소속 종교단체의 대표와 노동계약을 맺고 고용주의 지배와 감독 아래 노동을 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종교인이 성무를 수행하여 소속 종교단체로부터 사례비를 받는다면, 그 사례비는 종교인의 소득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그 소득은 당연히 과세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공무원이 임금을 받지 않고 ‘녹봉’ 개념에서 유래한 ‘봉급’을 받지만, 그 봉급에 대한 소득세가 근로소득세와 아무런 구별 없이 징수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셋째, 신도들이 낸 헌금은 신도들의 소득에서 세금을 낸 뒤에 남은 것을 뗀 것이기에 그 헌금을 모아 종교인들에게 준 사례비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것은 이중과세의 개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기에 별 의미가 없다. 이중과세는 동일한 금원에 대해 동일한 세목을 적용했을 때 성립되는 개념이다. 만일 종교인의 사례비에 대한 과세가 이중과세라면, 공무원들의 ‘봉급’에 대한 과세도 이중과세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받는 ‘봉급’의 재원 자체가 소득에서 공제한 세금이기 때문이다.
 넷째, 개신교 교회에서 강력하게 제시한 주장이기에 특기한다면, 신도들이 낸 헌금은 하나님께 바친 거룩한 재물이기 때문에 그 헌금으로 지급한 종교인 사례비는 거룩한 용도로 쓰여야지 세속국가를 위한 세금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주장의 성서적 논거로 제시되는 것은 민수기 18장이다. 레위인들의 소득은 이스라엘 11지파들이 갹출한 십일조였고, 이 레위인들을 위한 십일조는 그 가운데 다시 십일조를 할애하여 성전에서 번을 서는 사제들에게 지급하고, 하나님에게 바치는 제사와 성전 관리를 하는 비용으로 지출한 뒤에 그 나머지는 레위인들의 생활비로 쓰였다. 레위인들의 소득원인 십일조의 십일조는 오직 하나님을 위한 일에만 배타적으로 쓰인 셈이다.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민수기의 기록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하나님께 바친 십일조를 재원으로 하는 종교인 사례비는 오직 하나님을 위한 일에만 사용되어야 할 뿐 국세로 지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대 이스라엘의 레위인들을 위한 십일조 제도와 종교제도를 상황이 크게 다른 오늘의 교회 재정 운영과 국가 세정에 문자적으로 적용하자는 무리한 주장이다. 더구나, 개신교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개신교 교역자들이 고대 이스라엘의 레위인들이 했던 일을 교회에서 문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섯째,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시행하게 되면, 국가가 교회의 일에 간섭하고 이를 통제하게 되어 교회와 국가의 분리라는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헌금을 수납하고 용도를 정하여 사용하는 것은 교회가 자주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교회의 고유한 일이고, 국가가 이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맞다. 그러나 교회 재정 운영의 모든 측면이 국가의 감독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교회가 교역자에게 준 사례비가 교역자의 소득이 되는 순간, 그 소득은 국가의 세수 대상이 되고, 교회는 그 소득을 가감 없이 신고하여 세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세정당국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세금 포탈을 주도하거나 방조하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셈이고, 그 경우 교회가 시민사회의 맹렬한 비난을 받고 국가형별권의 대상이 되는 등 치룰 대가가 너무나도 크다. 교회나 교회에 관련된 단체가 수익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교회 재정이나 그 단체의 회계는 당연히 국가의 감독 아래 놓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종교인 소득세 과세가 시행되면 교회가 국가의 감독 아래 들어간다는 주장은 어느 한 부분에 해당하는 것을 갖고서 전체를 덧칠하는 논리의 비약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가 교회에 속한 고유한 일을 자주적으로 수행하더라도, 교회와 교회 관련단체의 재정 투명성은 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반드시 검증되어야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교회는 세무당국에 대한 협력 의무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의 정당성과 필요성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다섯 가지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밝힌 바와 같이, 종교인이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사례비는 과세의 대상이 된다. 종교인이 국민의 한 사람인 이상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는 특권적 지위를 주장할 까닭이 없다. 납세는 국가의 보호와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재의 혜택을 받기 위하여 국민이 부담하는 대가이고, 종교인도 그 혜택으로부터 벗어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인은 국민개세주의를 반대할 이유가 없고, 명분도 없다.
 종교인 소득세 납부는 종교인이 국가를 통한 소득재분배에 참여하는 행위이다. 국가가 조세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국방과 치안을 위한 비용이나 교육, 연구, 산업발전,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비용으로만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을 위해서도 지출된다. 종교인들이 작은 사람들의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 사회에서 복지의 전반적 향상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종교인 소득세 납부를 통해 나름대로 공헌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의 확대는 종교인 소득세 납부를 통하여 사회국가 강화에 공헌하는 종교인들에게도 더 큰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종교인들이 소득세 납부에 성실하게 나선다면, 그 동안 일부 종교인들의 금전에 얽힌 비리로 인해 땅에 떨어진 개신교 교회의 사회적 신인도를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종교인들의 소득세 성실 납부는 종교단체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종교인 소득세 면제 관행은 종교단체를 재정 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하였고,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의 재정 문란을 부추기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종교인 소득세 부과는 종교인과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을 정비하는 효과를 갖고 있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에서 개선할 점들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위하여 새로운 규정들이 마련된 소득세법, 소득세법시행령, 소득세법시행규칙 등은 매우 정교하게 짜여져 있고,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등 종교인 소득세 과세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유인책도 적절하게 마련되어 있다.
 종교인 소득세에 관한 입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종교인 소득세를 ‘근로소득’으로 하지 않고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기타소득’ 안에 ‘종교인 소득’ 항목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의가 제기되었다. 무엇보다도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함으로써 근로소득세 납부에 따른 4대보험 혜택에서 종교인들이 자동적으로 배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신교 일각에서 종교인의 ‘근로자성’을 강력하게 부정하였기에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였겠지만, 세금 납부에 따르는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지적이 꼬리를 물자, 입법자는 종교인 소득을 당사자나 종교인 소속 종교단체가 임의로 ‘기타소득’과 ‘종교인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게 하였다. ‘근로소득’으로 신고하면 4대보험 혜택이 당연히 부여된다.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는 지역가입자의 신분으로 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에 들 수 있으나 상해보험이나 실업보험에는 가입할 수 없다. 지역가입자로서 납부하는 연금보험 분납금과 건강보험 분납금을 종교단체가 대납할 경우에는 그 대납금은 종교인 소득에 합산된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제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만 지적하는 데 그친다. 첫째, 종교인이 종교단체로부터 지급받는 사례비 가운데 종교인 소득으로 간주되는 부분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종교인이 종교단체로부터 제공받는 주택, 주택관리비, 주택 난방비, 통신비, 차량운영비, 자녀교육비 등은 분명히 종교인 소득 증가에 기여하는 것이지만, 이 항목들에 속하는 사례비는 과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개신교의 경우, 개교회 중심의 재정 구조가 굳어진 상태에서 현금으로 지급하는 급여가 교역자 사례비의 일부를 이루는 관행을 입법자가 용인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이런 식으로 종교인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설정하면, 현금 급여 못지않게 큰 몫을 차지하는 현물 급여 혹은 특수 급여를 포함하지 않게 되어 소득 탈루를 제도적으로 조장하는 결과가 빚어지게 된다. 이것은 정의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종교인 소득세 부과제도에서는 종교인 소득에 관한 장부와 종교단체의 재정에 관한 장부를 별도로 마련하여 기재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은 국가가 교회의 회계를 들여다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반발에 따른 고육지책인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교회의 헌금 수납과 헌금의 용도 결정과 그 집행은 교회가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교회 고유의 일이고, 국가가 이에 대해 간섭하거나 이를 감독할 수 없다는 것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 원칙에 따르는 당연한 주장이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결정을 국가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과 교회 재정의 운영이 투명하고 적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에 놓여 있는 문제이다. 종교인 소득에 관련된 장부와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에 관련된 장부를 따로 기재하면서 두 장부가 적실하게 기재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주장에 불과할 뿐이고, 두 장부를 연계하여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그 주장의 진실을 검증할 수 없다. 종교인 소득에 관한 장부에 기입된 금액과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에 관한 장부에서 종교인 소득 지출 항목에 기재된 금액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은가? 따라서 장부의 분리와 구분 기장은 종교단체가 세무당국에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원칙 아래서 조속한 시일 안에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맺음말

 2018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종교인 소득세 과세는 몇 가지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종교인의 납세의식을 북돋고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 제도의 한계는 세정 정책의 목표를 수정한다든지, 세금징수 기술을 개선한다든지 해서 극복될 수도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과 종교인 사례비 지급 관행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정의의 요구에 따르는 종교인 소득세 부과 제도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종교인들이 정의의 요구에 충실하고 종교인 소득세 납부를 통하여 사회국가의 발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종교단체의 재정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회계제도를 마련하고 종교단체의 회계 운영을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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